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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시인사이드 판타지 갤러리는 그냥 제로보드 게시판 하나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판갤'이 장르 팬덤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무서운 것이다. 판갤은 모든 팬덤 중에서 최악의 찌질이 집단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대한민국에서 한창 끗발 날리는 글쟁이(이영도, 전민희, 이우혁, 홍정훈 등등등)는 물론이고, 톨킨이나 젤라즈니까지 '닥치고 까고 보는' 판갤은, 작가를 사랑하고(핥아주고) 아끼는(빨아주는)는 팬들의 분노와 원망의 백안시를 당해 왔다. 특히나 [비상하는 매]로 유명한 인기작가 '휘긴 경'을 얼마나 열라게 까고 볶아댔는지, 홍정훈 씨가 친히 판갤로 찾아와 헤드기어를 던지며 맞짱을 뜨자는 폭언을 날리기도 하였다. 휘긴 씨의 간지나는 육체파 전투력에 버로우했던 판갤은 휘긴이 떠나자마자 "콩은 까야 제맛"이라는 유행어까지 만들어내며 다시 신나게 휘긴을 까기 시작하였고, 최근에 더러운 판갤러 뷁커드빠는 자기 블로그에 [표절 작가의 저작권도 보호해야 하나]라는 메가톤급 포스팅을 함으로써 휘긴의 표절행위를 천하에 까발리기에 이르렀다. 결국 박 터지는 싸움판 끝에 휘긴은 사과글 게시와 함께 돈법사 측에 메일까지 보내서 정당한 벌을 받겠다고 했는데, 곧 블로그 정리하고 인터넷 세상에서 사라지신다니 진실은 저 너머로 묻히게 되는 게 아닌가 싶다. 어쨌든, 엄청난 빠들을 보유하고 있는 인기작가를 정신줄도 놓고 열심히 까고 있으니 과연 빠심으로 무장한 무림동도들의 공분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듯하다. 문피아에서는 개념작 소리를 듣던 [부서진 세계]와 작가 라이큐 씨도 판갤에서는 개좆씹떡이란 욕만 직싸리 먹고 물러났고, [디재스터] 작가 김원호 씨는 팬들을 선동하는 찌질한 행태로 인하여 작가정신을 팔아먹었다는 집단공격에 기모노라는 굴욕까지 당했으니, 과연 DC판갤은 글쟁이란 글쟁이는 다 잡아다 두들겨 패는 것이다. 하여간에 '대한민국 판타지 역사상 최악의 캐병신 찌질이 집합소' 취급을 받고 있는 판갤은 진짜 그렇게 찌질한가? 그리 물으신다면 두말없이 물론 그렇다고 대답하겠지만, 사실상 다른 곳은 더 찌질하다. 진짜로. 판갤보다 다른 곳이 더욱 찌질하다. 요즘 다른 곳을 돌아다니려 해도 갈 곳이 없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커다란 판타지 사이트라는 문피아는 연재되는 작품의 수준을 논하기 전에 게시판에 극성 빠돌순이들이 설치는데다 비평란은 그 운영자부터 실로 판타스틱한 개념을 가지고 계시다. 흔히 문피아와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조아라는 어떠한가? 개념작을 찾기 전에 과연 이것이 초졸 학력 이상의 작품인가 싶은 글이 허다하고, 커뮤니티에서 도무지 건질 것이 마땅지 않다. 일단 가장 유명하고 대규모라는 사이트 두 곳이 이러한데, 나머지 사이트들은 경우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대체로 대동소이한 것이 사실이다. 시드노벨? 에이, 농담도 잘하셔. 커그? 솔까말 거기보다는 판갤이 판타지 사이트라는 이름에 어울린다. 그에 비하여 판갤은 얼마나 유쾌한 곳인가! 비록 과거의 찬란했던 이름은 좀 빛이 바라고 최근에는 개좆씹떡 새끼들이 우르르 몰려와 판을 치고 있지만 여전히 정신줄 좀 잡으면 날카로운 비판글을 써재낄 수 있는 이들이 살아있고, 장르 소식에 가장 발빠른 곳도 이곳이다. 소식을 듣는 것만이 아니라 아예 사건을 벌이는 곳이니 말이다. 그럼 판갤이 개구쟁이처럼 좌충우돌 일만 저지르며 찌질거리나? 그건 또 아니라고 본다. 판갤처럼 '판단대', '판과대', '판권대', '판양대', '판평대'등 자체적인 문예 행사까지 치르며 판타지에 대한 한결같은 사랑을 보이는 곳은 드물다. (내가 보기엔 전혀 그렇지 않지만)개념차다는 커그도 그렇게는 못했다. 콰이곤 형님은 판갤러들의 소설 연재 사이트 [판갤 오알지]까지 따로 만들었는데, 개인이 다 부담하는 돈이며 정성이며 장르에 대한 사랑 없이는 결코 이렇게까지 하지 못하는 것이다. 다른 팬들 눈에 판갤은 무법지대에 가까울지 모르겠다. 하기사 그 말이 맞다. 판갤은 무법천지라 자유롭다. 그리고 판소계 역사상 이만한 자유도를 가진 커뮤니티는 없었고, 그래서 분위기 또한 유례가 없는 것이다. 판갤에서 자기한테 존대말 안 쓴다고 화내면 그놈이 병-신이다. 그러나 판갤에서는 아무나 병신이라 불리고, 병신이라 부를 수 있다. "여기서 노는 우리 모두 병신"이라는 판갤의 마인드는 꽤 기묘한 것인데, 누구나 병신이라 모두가 평등하다 하겠다. 개념인, 찌질이, 진성 게이, 군바리, 로리콘, 된장, 후로게이, 씹덕후 모두가 평등하기에 허울을 벗고 누구나 맨주먹으로 싸울 수 있는 공간이다. 아무리 킹왕짱 작가라고 해도 예외가 아니기에 장난처럼 부담없이 빨고 까는 것이다. 모두가 찌질대고 아우성치며 신나게 까다 보면, 가끔씩 정말 놀라운 수준의 장르 담론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담론의 수준과 상관없이 대화의 형식과 태도는 어디서도 보기 힘든 파격적인 것이다. 그럴 때면 판갤의 담론은 진짜 끝까지 밀어붙여서 다른 팬덤이 접근하지 못할 영역까지 까발리기 일쑤다. 성역(聖域) 없는 바로 이런 불온함이 판갤을 욕 먹게 하는 것일 테지만 말이다. 판갤 아니면 도대체 어디서 이영도를 까겠냐? 나는 판갤의 불온함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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